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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문학상이 10주년을 기념해 수상 작가 다섯 명과 함께 앤솔러지를 출간한다. 2017년 수상자 김초엽, 2019년 수상자 천선란, 2022년 수상자 김혜윤, 2023년 수상자 청예와 조서월이 작품을 실었다. 지금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달라는 요청에 김초엽은 죽은 룸메이트가 보내온 초대장이 보드게임 토큰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천선란은 멸망한 세계에서 좀비와 인간과 거북이가 바다를 향하는 이야기를, 김혜윤은 지구에 불시착한 외계 생명체 '오름'과 클라이밍으로 나누는 대화를, 청예는 데카르트의 6성찰에서 시작된 복제품과 진정한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조서월은 웹에 소설을 게시하기 위해 캡차CAPTCHA 테스트를 통과해 '내가 로봇이 아님'을 증명해야 하는 사막에 남겨진 노인과 그와 함께인 로봇 이야기를 꺼내들었다. SF라는 게임의 규칙을 변용해 작가들은 이세계, 좀비, 외계, 사고실험, 로봇 등의 다채로운 방향으로 뻗어나간다. 이야기를 타고 반투막과 해변과 사막을 지나쳐 우리는 결국 이 이야기들이 같은 것을 보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죽음 너머, 그리고 사랑.
오랜만에 단편으로 만나는 김초엽의 소설이 반가웠다. '확률이 너무 작은 수치여서 0이나 다름없다'(48쪽)는 화학의 언어에서 김초엽의 소설은 관측되지 못한 존재를, 0과 다름없지만 0은 아닌 존재들을 본다. '이 현실이 나에게 맞지 않다고 생각하는, 어딘가 내게 맞는 다른 세계가 있을 거라고 믿는'(66쪽) 존재들에 관한 이야기 <비구름을 따라서>를 마치며 그는 작가노트에 '너머의 이야기'에 매료되는 스스로에 대해, '그 미약한 힘을 자꾸 믿고 싶어하는' 마음에 대해 기록해 놓았다. 한국과학문학상이 소개한 작가들의 작품을 읽으며 10년을 함께 보낸 독자들도 미약한 힘을 믿고 싶어하는 사람들이리라 생각한다. 세계의 법칙으로는 지기만 하는 사람들, 세상의 장력을 뛰어넘는 이야기를 만나기 위해 과학소설을 읽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을 상상하며 독자인 나는 이야기를 읽는 내내 벅차올랐다. 이 장르적인 벅참을 함께 나누며 다음 10년을 기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