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작가란 무엇인지 그 모든 것을 나는 오에 겐자부로에게서 통째로 배웠다. 이 책에는 폭력을 성찰하고, 그 앞에서 하나의 개인으로서 철저하게 투쟁해 온 작가의 인생 전체가 담겨 있다. 작가 자신의 ‘사소설’을 끊임없이 반영하고 갱신하며, 다시 부정해온 끝에 도달한 이 소설은 작가란 인생 전체를 걸어 쓰는 존재임을 깨닫게 한다. 세계대전 이후의 20세기를 온몸으로 살아낸 오에 겐자부로가 21세기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던지는 희망과 절망의 목소리가 나에게는 가슴 깊이 다가온다.
황인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