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아이 보리문둥이가 광주의 조천호 군에게"
아이와 아빠는 평범하고 행복한 일상을 보낸다. 숨바꼭질하고, 노래하고, 강으로 산으로 들판으로 쏘다니며 사계절을 보낸다. 봄이 오면 꽃을 찾아 아빠에게 선물하고, 아빠의 배 위에서 노곤한 낮잠을 즐긴다. 그 어느 봄날, 다정하고 용감했던 아빠는 갑자기 사라졌다.
1980년 5월, 아빠의 영정 사진을 들고 있는 다섯 살 조천호 군의 사진은 8년이 지나 세상에 공개되었다. 같은 땅의 다른 편에서 우리는 몰랐었다. 아빠의 영정 사진을 품고 있는 다섯 살 어린 아들의 맑고 슬픈 눈을 보고, 그제야 이 땅의 비극을 알고, 권정생 작가는 한없이 미안하고 또 미안했다. '경상도 보리문둥이'가 차마 부치지 못했던, '광주의 아이'에게 보내는 편지는 고정순 작가에게 가 닿았다. 고정순 작가는 조천호 군과 우리 모두에게 글과 그림으로 권정생의 편지를 전한다.
- 유아 MD 강미연 (2022.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