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을 빌려드립니다"
우리가 잘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타인에게서 잠시 복을 빌려왔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복은 주인에게 다시 돌려줘야 한단다. 복을 혼자 누리려 하지 않고 다시 나누면 더 큰 복이 쌓이기 때문이다. 우리 옛이야기 중 하나인 '차복 설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했다. <괭이부리말 아이들> 작가 김중미 신작 장편동화다.
부모님의 별거로 아빠와 단 둘이 살게 된 행운이는, 전교생에게 따돌림을 당하던 오복이와 점점 가까워지고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친구가 된다. 저승차사의 실수로 옥황상제를 만나는 믿지 못할 경험도 하고, 늘 주변 사람들을 살피는 아빠 덕분에 새로 이사 동네 이웃들과 따뜻한 공동체를 이루게 된다.
차별, 빈부격차, 가족 붕괴 등 개인의 책임으로 돌려서는 안 될 사회 문제들을 날카롭게 짚어낸다. 날것 그대로의 생생한 현실을 보여주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일깨워준다. 타인을 위해 불편을 감수하고 싶지 않은 마음, 손해보고 싶지 않은 마음은 어느새 사라지고, 조금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기꺼이 동참하려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 어린이 MD 이승혜 (2018.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