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영국 초현실주의의 거장. 1951년 영국에서 태어난 그는 메드웨이 미술대학에서 수학하던 중 배우자를 만나 스코틀랜드의 고원으로 이주했다. 그가 28년간 살았던 호수 옆의 오두막은 처음 10년간 전화는 물론 전기도 들지 않을 정도로 외딴곳이었다. 이 시기에 이 지역의 거친 아름다움과 주민의 고유한 삶을 반영한 풍경화를 그리며 명성을 얻었다.
2007년 마크는 어느 잡지에서 1950년대의 사진 한 장을 발견했다. 유리창에 비친 중절모를 쓰고 품 넓은 코트를 입은 한 사내의 모습이었다. 그때부터 고원의 풍경에 사슴이나 사냥꾼을 담는 대신 중절모를 쓴 익명의 남자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얀 숲The White Wood』 연작이 탄생했고, 이는 이전의 고지대 풍경에서 벗어나 초현실주의로 나아가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그의 화폭에서 중절모를 쓴 인물들은 개성이나 표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간결하고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어딘가를 바라보거나 걸어가고 있을 뿐, 왜 그곳에 있는지, 어디로 가는지도 알려주지 않는다. 『하얀 숲』 연작의 수수께끼 같은 매력은 영국, 유럽, 아시아, 호주, 북미 전역에서 찬사를 받으며 전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