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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김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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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6월 <미르의 공장 일지>

김경민

내가 사는 곳은 철저한 계획도시로 구역이 나뉜 탓에 공장 근처에 가볼 일이 없었다. 그런 내가 공장에서 직접 일을 하게 되었다. 많은 일들이 있었다. 놓치기 아쉬워서 기록했다. 문득, 생산품은 달랐어도 결코 다르지 않았을 모습 속에서 일하시는 아버지가 생각났다. 하루의 고된 노동 끝에 지친 마음을 조금 위로해 드렸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일상을 나열한 것같이 보여도 그 안에 현장 노동자들과 얽혔던 무수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기록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를 낳아주신 엄마가 용띠시다. 엄마에게 왕왕 듣던 말이 내 태몽에 용이 나왔다는 얘기다. 용을 뜻하는 ‘미르’는 초등학생 때 순우리말 배우기를 할 때 발음이 이쁘다고 마음에 적어뒀던 단어였다. 그래서 여러 이유들을 쌓아서 ‘미르’라는 이름으로 필명을 쓰기로 선택했다. 처음엔, 생계알바할 때 ‘군대갈굼’을 하던 관리자를 욕하고 싶은데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소심한 마음에 SNS 계정을 바꿔서 화가 났던 일상을 적기 시작했다. 이후 알바는 그만두었지만 이름 바꾸는 게 귀찮기도 하고 노동자로 살아갈 내 앞날에 또 얼마나 분노하는 글들을 적어 갈까 싶어서 내버려 두었다. 그렇게 나는 태몽값을, 밥값을, 꿈값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미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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