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 조던 : 알라딘

닐 조던(Neil Jordan)

아일랜드 출신의 가장 알려진 감독 중 한 사람. 닐 조단은 우울함, 정치적으로 무거운 소재, 사랑, 배신, 인간 정신의 어두운 면 등을 주로 묘사해 그가 만든 영화를 보면 한눈에 '조단표' 영화임을 알 수 있다. 어머니가 화가였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회화에 친숙했고 17세 때 이미 희곡을 쓰기 시작, 연극을 평생의 예술적 이상으로 삼았다. 대학 졸업 후 교사, 배우, 음악가 등으로 활동했다.

닐 조단이 처음 영화에 입문하는 것은 <엑스칼리버 Excalibur>의 시나리오작업에 참여하면서부터다. 1982년 <엔젤 Angel>로 데뷔한 그는 80년대 영국에서 만들어진 가장 중요한 영화중 하나로 선정된 <모나리자 Mona Lisa>를 만들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이후 타임지가 "있는 그대로의 휴머니티를 전하는 명작"이라고 평한 <크라잉 게임 The Crying Game>을 만들어 작가의 반열에 오른다. 1992년작 <크라잉 게임>은 부분적으로 IRA(북아일랜드의 독립 지하조직)에 관한 언급은 있었지만 정치적인 색채보다는 가슴아픈 '사랑이야기'를 통해 삶의 의미를 반추하게 하는 작품.

<크라잉 게임> 이후 본격적으로 미국에서 작업을 시작한 조단이 1994년 할리우드에서 보낸 한 철은 끔찍하기 그지없었다.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Interview With The Vampire: The Vampire Chronicles>는 제작자로 참여한 톰 크루즈의 간섭으로 치욕스러운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이 영화는 그의 두번째 실패작이 됐다(그의 첫번째 실패작은 역시 미국에서 작업한 <천사탈주 We're No Angels>다).

닐 조단의 정치적인 색채는 20세기 초 아일랜드 독립을 위해 헌신했으며 IRA의 창시자이자 급진주의자였던 마이클 콜린스의 이야기를 그린 전기 영화 <마이클 콜린스 Michael Collins>에서 두드러진다.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실패 후 참담한 심정이었던 그는 1996년 <마이클 콜린스>를 제작, 심기일전하려 했다. <크라잉 게임>에서 한발짝 더 나가 감독 자신이 진정 만들고 싶었던 영화였음에도 불구하고 작품성에서나 주제 표현에서 새로움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는 혹평을 받았다. 니암 리슨, 에이단 퀸, 줄리아 로버츠 등이 출연했지만 흥행 성적이 좋지 않았다. 거기다 역사적으로 평가가 엇갈리는 마이클 콜린스의 영화적 재현으로 인해 악성 루머에 시달리기도 해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1년 뒤 조단은 부조리한 어른들의 세계에 맞서 자기만의 세계를 독특하게 지켜나가는 한 악동의 모습을 담은 작품 <푸줏간 소년 The Butcher Boy>을 만든다. 늘 그랬던 것처럼 혼란 속에 존재하는 주인공을 통해 인간의 부조리하고 어두운 면을 조명한 닐 조단은 평론가들의 격찬을 받으면서 옛 명성을 회복한다. 베를린 영화제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이몬 오웬 Eamonn Owens의 광기어린 연기는 찬탄을 자아내게 했다. 이 영화로 닐 존단은 베를린 영화제 감독상의 영예를 안았을 뿐 아니라 타임지 선정 올해의 최고의 영화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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