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8년 경북 청도 출생. 1981년 「국시」 동인으로 문단 활동 시작. 1990년 하반기 『오늘의 시』(현암사)에 작품 선정. 1995년 『문학정신』 가을호에 시를 발표하면서 문단 활동 재개. 시집 『카페 물땡땡』 『불탄 나무의 속삭임』 『물속에 두고 온 귀』 등 발간. 근대문학 연구서 『백기만과 씨 뿌린 사람들』 공저. 현재 「시공간」 동인. 대구시인협회 사무국장.
스물두 살에 딸을 낳았다. 또래의 친구들이 대학 다니며 공부할 시기에 우윳값 한 푼이라도 벌려고 발걸음이 바빴다. 궁핍한 시절 주변의 지인들이 심심찮게 내게 찾아와 손을 벌렸다. 책 살 돈, 쌀 팔 돈이 필요하다는데 주머니에 꿍쳐 넣어둔 것을 꺼내어 줄 수밖에 없었다.
제대로 먹이지도 입히지도 못한 아이는 무럭무럭 잘 자랐다. 아이가 클수록 마음이 급해졌다. 자질구레하게 생각할 것들도 많아져 답답하면 바다로 달려갔다. 바다를 바라보고 있기에 시간은 너무 짧았다. 마흔아홉 살에 첫 시집을 내고 예순이 넘어 두 번째 시집을 엮는다. 나의 생은 말없음표로 길게 이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