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PER에 관한 이야기로 책 한 권을 썼다. PER 하나만 제대로 알아도 투자 성과가 크게 달라진다는 저자의 생각에서다.
주식시장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접하는 PER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물며 자신의 소중한 돈을 지키고, 불리는데 PER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투자자도 거의 없다.
저자는 이같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오직 PER 하나만 집중적으로 파헤쳤다. PER이라는 어찌보면 협소한 주제로 이렇게 책 한 권을 쓸 생각을 했을까 하는 경외감마저 들 지경이다.
그도 그럴 것이, 저자는 PER에 관해 이론적 배경을 뛰어넘어 훨씬 강력해진 투자의 도구를 투자자의 손에 쥐어준다. 즉, PER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한 후, 업그레이드 버전을 활용하면 투자 성과를 극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PER이 탄생하게 된 배경에서 PER의 이론적 체계, 그리고 투자 도구로서의 PER 업그레이드 버전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아우른다. 특히 통찰력이 넘치는 저자의 PER 활용법은 투자자에게 번뜩이는 인사이트를 던져준다.
PER의 수익 예측 능력을 극대화하는 아이디어 가운데 장기적 관점의 이익을 고려하는 것과 PER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을 분해해 각각의 영향력을 수치화하는 작업은 특히 인상적이다. 그런 식으로 뽑아낸 ‘네이키드 PER’이라는 기발한 아이디어는 회사의 재무 건전성 지표와 결합시키면 강력한 투자의 도구로 탈바꿈하게 된다.
단순히 아이디어를 던지고 마는 것이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실증 데이터가 제시되면서 주장에 설득력을 한층 더한다. 대학에서 학문을 연구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그의 직업적 면모가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가치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길을 안내해준 투자의 거장들로 평가받는 벤저민 그레이엄, 워런 버핏, 데이비드 드레먼, 앤서니 볼턴, 조엘 그린블라트, 조셉 피오트로스키 등의 PER 활용법을 이 책에서 접하는 건 또 다른 재미다.
저자는 15년 전 도이치 뱅크에서 시스템 개발자로 일하다가 실제로 주식투자를 하게 된 후 투자분석 관련 학문의 길로 들어섰다. 특히 석사 논문 주제로 벤저민 그레이엄이 제시한 장기적 관점의 이익 잠재력을 연구, 검증한 것이 계기가 돼 ‘밸류 프리미엄’에 주목하게 되었다.
이 책은 박사학위 주제인 투자 수익 예측지표로서의 PER의 영향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업데이트하고, 업그레이드시킨 역작이다.
영국 더럼대 경영대학원에서 2년간 강의를 하고 나서 2008년 요크대로 옮긴 이후 투자 및 재무 분야에서 학자이자 개인투자자로서 자신이 직접 경험하고 검증한 연구 결과를 많은 학생들에게 전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