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에 입문하는 많은 이를 사로잡는 물음이 아마도 ‘나는 누구일까?’라는 매우 막연하지만 본질적인 물음일 것이다. 이 물음 때문에 아마도 많은 이가 철학에 돌진했고 지금도 그러하고 있을 것이다. 그 지난한 여정에 몸을 던지고 있을 것이다.
중간에 물음을 철회하거나 변형할 수는 있다. 또는 아주 반대의 길로 나아가, 현대 많은 사상가들이 했던 것처럼, “자아는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자아는 환영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선언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을 사로잡는 것이 애초에, 그리고 여전히 자아의 물음이 아니라면 이런 식의 선언은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로고진스키는 자아의 물음을 그의 철학적 물음으로 오롯이 삼는다. 그 물음에 해답을 주고자 노력한다. 그는 주저 없이 오늘날 생각해야 할 것이 바로 ‘나 자신’이라고 말한다. “살아 있고 단독적인 자아의 경험”으로 돌아가 ‘나’라는 수수께끼에 몰두해야 한다고. 현대 사유의 거장들이 에고의 죽음을 선언한 그 자리에서 그는 이렇게 에고를 다시 꺼내든다. 그리고 다시 철저히 사고할 것을 요구한다. 에고, 자아에 놓이는 물음이야말로 철학에서 가장 근본적인 물음이라는 확신에서 그의 책은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