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언가에 마음을 잘 싣지 않는 사람, 무엇이 소중한지 잘 모르는 사람, 후회할 것을 알면서도 기어이 놓아버리는 사람이지만, 소설을 쓰고 싶다 생각했던 순간과 첫 책을 만들던 때의 마음만은 쉽사리 잊지 못한다.
그 시절로부터 멀리 온 줄 알았지만 내 마음은 여전하고, 세상도 여전하나, 똑같은 자리는 아닌 듯해 다행이다.
다시 함께해준 민희 님과 슬기 님, 새 옷을 기꺼이 입혀준 문학과지성사에 처음과 같은 감사를 보낸다.
2021년 가을의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