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하던 것들이 침전되고 발효되어
주정처럼 솔솔 향기를 피울 때
마침내 너는 온다.
어떤 양식으로 존재하던 이 느린 보폭으로 건너가
너를 만날 것이다
너에게 가는 일이
자유를 향한 오체투지라고 믿기에.
하여, 종국에 나는
자유를 친친감고 죽을 것이다.
참 더디고 더디다
어떤 땅이기에 다 늦은 계절에 꽃 기별인가
그러나 그 열매는
달고 시고 쓰고 짜고 매운 맛의 오미과(果)였으면 좋겠다는 생각.
저기, 자벌레처럼 느리게 느리게
나무다리를 건너가는 이가 있다.
2011년 5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