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고교 재학 중 미스해태에 선발되었고 1979년 MBC 10기 탤런트로 연기생활을 시작했다. 드라마에서 처음 비중 있는 역할을 맡았던 <장희빈>에서 비운의 왕비였던 폐비 민씨 역을 열연하여 인기를 끌었으며 영화에서는 <청춘을 뜨겁게>(81, 심우섭) 이후 80년대 동안 계속 주연급 여배우로 활약하였다.
TV 드라마 출연으로 인한 인기가 영화이력을 늘 압도하던 배우였으나 몬트리올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은마는 오지 않는다>(91, 장길수)의 호연으로 영화배우로서 입지를 굳혔다. 이 영화로는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도 수상했다. 남성적 시선으로 바라본 한국전쟁 이야기가 늘 그렇듯 ‘훼손된 민족’을 표상하는 ‘양색시’로서 이혜숙은 <장희빈> 이후 지속된 가녀린 이미지에 하층민 여성의 억척스러움을 추가하였다. 이 양면적인 이미지는 역사의 희생물로서 여성의 ‘몸’을 구현하는데 효과적이었으며 이를 효과적으로 만든 것은 배우 이혜숙의 힘이었다고 할 수 있다. <낙타는 따로 울지 않는다>(91, 이석기)의 퇴폐적인 분위기와 <김의 전쟁>(92, 김영빈)에서 야쿠자의 추격을 받는 ‘김희로’의 가련한 애인 등의 역할도 무난하게 소화하였으나 <은마는 오지 않는다>의 양색시 역할을 능가하지는 못하였다.
1991년 결혼 이후 공백기를 가졌다가, 2000년대 들어서는 <새엄마>(2001), <네 멋대로 해라>(2002) , <열아홉 순정>(2006) 등 드라마 출연 위주로 활동을 하고 있다. 2008년 배종옥과 함께한 드라마 <천하일색 박정금>에서는 리얼하게 표독한 악녀 연기로 화제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