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산 장난감을 친구들에게 자랑할 때, 선생님께 칭찬받았다고 엄마께 말씀드릴 때, 여름방학에 어디로 놀러 갈지 가족과 이야기할 때는 표정에 자신감이 넘치고 목소리가 우렁우렁 커지지요.
쉬운 문제를 실수로 틀렸을 때, 가족이 아파서 병원에 입원했을 때, 그리고 아무도 내 이야기를 들어주려 하지 않을 때는 입안에서 뱅뱅 돌던 말마저 목구멍 뒤로 꿀꺽 넘어가 버립니다. 힘들고 아픈 이야기를 큰 소리로 말할 수 있는 친구는 없을 거예요.
이 책에는 여섯 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보호시설에서 생활하는 연이 할머니, 하나 뿐인 친구와 헤어진 동수, 엄마 아빠가 너무 바빠 문구점 아저씨와 롤러코스터를 타러 가는 성필이, 태어날 동생을 떠나보내는 연주, 필리핀에서 온 제니, 듣지 못하는 민우가 각 이야기의 주인공입니다. 모두 가슴속에 아픔을 가지고 있지요. 그래서 이 친구들은 작은 소리로 말해요.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잘 들리지 않을 거예요.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연이 할머니처럼 버려졌다면 어떨까?’, ‘내가 민우처럼 듣지 못한다면 답답할 거야.’, ‘내가 연주처럼 동생을 잃었다면 얼마나 슬플까?’ 하고 생각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귀 기울여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여러분은 주인공들의 친구가 될 테니까요. 여러분은 힘들 때 마음을 털어놓을 친구가 있나요? 기쁠 때보다 슬플 때 더 가깝게 느껴지는 고마운 친구. 여러분이 소중한 친구에게 그런 따뜻한 친구가 되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