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쾌활한 광기』 『키스를 찾아서』 『이기적인 유전자』 『사르트르는 세 명의 여자가 필요했다』 『아직 집에 가고 싶지 않다』, 그림에세이 『너도 예술가』 등을 펴냈다. 2014년 첫 전시회 이후 지금까지 열 번의 개인전을 개최한 화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네 안에 예술이, 내 안에 예술이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을 모두 이야기하는 지금, 감히 말하고 싶다. 우리는 이미 미래를 알고 있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순간 속에 그 미래가 다 들어 있다, 라고. 인공지성이 활약하게 될 미래 사회도 결국은 지금과 연결된 미래라는 점에서 보면 더욱 그렇다. 그런데도 너와 내가 불안해하는 이유는 네가 너를 믿지 못하고, 나에 대한 나의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내 안에 나의 미래가 이미 내포되어 있고, 네 안에서 너의 미래가 벌써 꿈틀거리고 있는 것은 믿음 이전의 사실이다. 단지 우리는 그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너도 예술가」라는 메시지는 내가 미처 눈치 채지 못했던 나를, 그리고 네가 어떤 낌새에도 불구하고 외면했던 너를 발견하고 발현하기 위해 매우 적절하고 필요한 메시지다. 이 메시지를 현실에서 직접 증명해보인 사람이 바로 필자인 나다.
199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해 소설가로 활동하고 있던 나에게 그림은 생각지도 못한 장르였다. 초등학교 미술시간에 그렸던 그림 외에는 그림을 그려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2013년 여름, 철학을 전공했고 미술평론가이며 화가인 김광우 선생을 만난 것이 계기가 되어 그림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 무렵 김광우 선생은 「모든 사람이 예술가다」라는 자신의 캠페인을 현실화하기 위한 첫 전시회를 기획하고 있었는데, 그 전시회에 내가 참여했던 것이다. 2014년 1월 갤러리 사각형에서 김 선생과 함께 2인전을 한 이후 나는 본격적인 화가의 길로 접어들게 되었는데, 그로부터 사 년여가 지난 지금 나는 소설보다 그림을 더 많이 그리는 화가가 되었다. 이런 사례는 「너도 예술가」라는 메시지가 결코 공허한 메시지가 아니라 얼마든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 시대에 예술은 별도의 장르라기보다 이미 생활이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예술과 더불어 예술 속에서 일상을 살고 있다. 그러므로 김광우 선생 말대로 우리는 누구나 예술가로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예술가인 사실을 증명해보인 한 사람으로서의 나는 내가 그린 그림 하나하나가 어떻게 탄생하게 된 것인지를 이 책을 통해 밝힘으로써 「너도 예술가」가 되는 데 일조하려고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가 우리에게 있듯이 그 어떤 것이라도 할 수 있는 자유가 우리에게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