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중용은 동전의 양면과 같이 서로가 서로를 규정하는 관계에 있다. 평화가 중용의 목표라면 중용은 평화의 조건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한 관점에서 나는 평화와 중용의 정치체제를 표현하기 위해서 중용(mean)에 정치(cracy)를 결합하여 "meanocracy"라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었다. 오늘날 자유 인권 법치를 중심가치로 하는 democracy는 나의 문제 시각에 의하면 고대 그리스-로마 이래의 meanocracy의 현대판에 다름 아니다. 나의 조국 대한민국은 아시아에서 민주주의를 쟁취한 최초의 나라로서 meanocracy의 역사적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13, 14세기는 서양에서 근대의 샛별들이 등장하는 시대였다. 그중에서도 중세의 황혼에서 근대의 여명을 내다본 단테는 당대의 탁월한 사상가인 동시에 정치가였다. 그가 죽은 지 21년 후인 1342년 한국에서 정도전이 태어났다. 정도전의 일생을 정치학의 열쇠 개념들을 원용하여 설명해보면, 그는 세계사적 수준에서 보아 동시대의 어떤 정치가와 비교해도, 그리고 한국사에 등장한 많은 정치 지도자들과 비교해도 지력이나 정치력 양면에서 그 탁월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