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마지막 글 쓰기군요. 지난 몇 달간 고생한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갑니다. 왜이리 이번 책은 넘어야 할 산과 건너야 할 강이 많았는지. 농담 삼아 '책 한 권 만들 때마다 두 살씩 먹는 기분'이라고 말하곤 했었는데 이번엔 트리플 콤보로 5살쯤 한꺼번에 먹은 것 같네요. 한 가지 위안을 삼는다면 이번 책을 만들며 그동안 인식하지 못했던 새로운 도쿄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
언제나 일상은 반복됩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비행기 출발 시각을 코앞에 남겨두고 초치기로 후기를 쓰고 있는 저 자신을 보니 말입니다. 올해로 여행 작가 경력 16년차임에도 불구하고 빠듯한 시간에 채이고 마감에 쫓기는 일상에서 헤어나올 탈출구는 좀처럼 보이질 않네요. 더구나 올해는 일본에서 발생한 3.11 대지진 때문에 어찌나 고생을 했던지... 도쿄 시내 한복판에서 땅이 울렁거리고, 산더미 같은 건물들이 사시나무 떨 듯 요동을 치고, 전철과 버스 운행이 전면 중단돼 차디찬 바람 맞아가며 시내에서 호텔까지 꼬박 4시간을 걸어가야 했던 2011년 3월 11일 그날을 평생 잊지 못할 듯 싶습니다. 다행히 지진 후 찾아간 오사카와 칸사이 지역은 예전의 활기를 되찾았기에 무척 마음이 놓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빨간책=클로즈업 오사카”를 들고 여행하시는 모습을 보고 뿌듯함을 느꼈고, 예전에 한글 메뉴가 없던 식당들이 《클로즈업 오사카》를 들고 오는 한국 여행자를 위해 한글 메뉴를 구비하기 시작한 모습에 벅찬 감동을 느꼈죠. 이런 보람 때문에 이른 새벽부터 한밤중까지 계속되는 살인적인 취재 일정이 몇 달씩 이어져도 견뎌낼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네요. 아무쪼록 저의 고생과 많은 분들의 노고가 한데 어우러져 만들어진 이 책이 오사카 여행을 떠나실 독자님들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더불어 ‘취재를 빙자한 먹자 투어’ 때문에 올해도 변함없이 다이어트와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는 마눌님도 파이팅!
드디어 피를 말리는 마감 전쟁이 끝났습니다! 만세!! 이번 개정 작업은 책의 내용은 물론 전체 디자인까지 완전히 바꾸는 ‘전면 개정 작업’이었기에 평소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었습니다. 말이 전면 개정 작업이지 실제로는 책을 한 권 새로 만드는 것과 다름없는 일이었고, 작업 시간이 길어져 출판사 관계자는 물론 전면 개정판을 학수고대하신 여러 독자님들께도 본의 아니게 많은 민폐를 끼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엄청난 고생의 결과 《클로즈업 홍콩·마카오》가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더욱 보기 쉽고 읽기 편해졌으며, 예전보다 훨씬 풍성한 정보를 다룰 수 있게 되었기에 진심으로 만족합니다. 어느덧 눈 밑을 지나 지구 반대편을 뚫고 내려갈 기세인 저의 다크서클과 마감 일수에 비례해 끝없이 늘어나는 새하얀 새치, 그리고 많은 분의 노고가 더해져 만들어진 이 책이 여러 독자님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지난 20년 동안 변함없이 저를 믿고 따라주신 세계 최고의 홍콩 여행 전문가 손미경·김형일 저자 두 분께도 이 자리를 빌려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