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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사진/그림

이름:김세영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89년, 대한민국 서울

최근작
2024년 10월 <너, 쌤통!>

아빠 무릎에 앉는 햇살

시를 읽고 그리는 기쁨과 행복 시는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도록 도와줍니다. 시인의 시를 읽으면 그것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맨 위층 베란다에서/ 가구들이 떨고 있다.// 벼랑 끝에 선 듯/ 아래를 내려다보다가// “여기서 뛰어내려야 해?/ 어머, 정말 무서워.”// 트럭에 실린 크레인이/ 목 빼고 쳐다보다가// 베란다를 향해/ 팔을 높이 쳐들더니// “걱정 마, 여기에 타렴.”/ 손바닥을 내민다.(신현배, <이사>) 이삿날 풍경이 이처럼 정겹고 아름다울 수 있다니! 시인의 상상력과 재치는 저절로 입꼬리를 들어 올리는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시를 만난 뒤부터, 소음을 일으키는 고철 덩어리에 불과했던 크레인의 이미지가 어려운 이웃을 위해 도움의 손길을 주는 마음씨 좋은 친구의 모습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제는 시끄러운 크레인 옆을 지나면서도 눈살을 찌푸리기보다, 시 속의 귀여운 크레인을 떠올리며 미소를 짓습니다. 이것이 바로, 시의 힘이 아닐까요? 칼이 이불을 젖히자/ 단잠에서 깼나 보다.// 사과를 친친 감은/ 뱀 한 마리 풀려 나와// 향긋한 냄새 풍기며/ 또아리를 틀고 있다.(신현배, <사과 깎기>) 사과 깎는 것을 잠이 깬 뱀이 또아리(똬리)를 트는 모습으로 묘사한 이 시 또한 좋아하는 작품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 시를 읽을 때면 늘 향긋한 사과 냄새를 풍기는 한 마리 뱀을 만납니다. 이렇듯 동시의 매력에 푹 빠지면 여느 만화책보다 큰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자극적인 웃음을 좇느라 마음 따뜻한 웃음을 잃어 가는 요즘, 이러한 시는 미소를 자아내게 하고 가슴을 훈훈하게 만듭니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는 “시와 아름다움, 낭만과 사랑은 삶의 목적인 거야.”라는 명대사가 나옵니다. 그렇습니다.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일상에 지쳐 헛헛한 날, 한 편의 시를 읽으면 시나브로 마음에 환한 꽃물이 들고 새로운 희망이 출렁거립니다. 시집에 그림을 그리는 일이 제게는 달콤한 휴식이자 소중한 삶의 선물입니다. 정말이지, 시를 읽고 그림을 그리는 제 삶이 참 기쁘고 행복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 시의 힘을 건네주시는 세상의 모든 시인들께 고마움의 인사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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